▲ 한 포털 사이트가 무료로 제공하는 클럽에 차려진 온라인 옷가게.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에 카페를 열고 외국의류 도매업을 하던 김영혜(가명·회사원)씨는 얼마 전 카페 문을 닫았다. 김씨는 “주변에서 비슷한 카페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폐쇄경고 조치를 받는 것을 많이 봤다”며 “내 경우는 사업자등록이 돼 있는 공식 사이트를 가지고 있기때문에 괜한 오해를 받을 필요가 없겠다 싶어 알아서 카페를 폐쇄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약관 4조에서 회사의 승인을 받지 않은 광고물, 판촉물 등의 자료를 게재하는 것을 포함해 카페를 상업적 목적으로 활용하는 일체의 경우에 카페 개설 및 이용을 제한하고 있다.

인터넷 문화가 발달하면서 각종 포털 업체들이 무료로 제공하는 개인 커뮤니티나 홈페이지를 상업적인 용도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옷, 비즈 공예품, 유아용품 등 개인이 손쉽게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 홍보하기 쉬운 품목들을 주 판매품목으로 삼아 온라인상에 좌판을 늘어놓는다. 상가임대료도, 세금도 제대로 내지 않는 이른바 ‘온라인 보따리상(商)’들인 셈이다. 포털업체들은 자체검열만으로는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는 ‘보따리상’들을 적발해내기가 어렵자 회원신고제 등을 도입해 이들을 제재하기 위해 힘을 기울이고 있다. 포털업체와 ‘온라인 보따리상’간에 숨바꼭질이 벌어지고 있는 것. 회사원 최모(여·28)씨는 “인터넷 포털에 로그인할 때마다 날아오는 온라인샵 홍보 쪽지들 때문에 정신이 없다”며 “사적인 커뮤니티로 가장한 쇼핑몰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끝난 MBC 드라마 ‘결혼하고 싶은 여자’를 즐겨 보았던 시청자라면 드라마에서 극중 승리(변정수)가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외국 의류 사진을 올려놓고는 창업의 꿈을 품던 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싸이월드를 운영하고 있는 SK 커뮤니케이션즈 홍보팀 이진영 대리는 “당시 시청자들로부터 싸이월드 PPL(영화나 드라마 속 상품광고) 아니냐는 얘기도 들었지만 이는 엄연히 약관 위반”이라고 말했다. 이 대리는 “개인 영리를 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쓰이다가 신고당하는 클럽·미니홈피 수가 하루에 7~8개에 달한다”며 “일부 회원들이 피해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보다는 저렴한 가격만을 우선시해 가끔 불만을 토로하기도 해 고충이 있다”고 말했다.

다음의 홍보대행사인 트레이 직원 이지영씨는 “가입 당시 약관을 제대로 읽어보지 않아 멋 모르고 가게를 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적발시에는 3일간의 유예기간을 두고 3일 안에 정상적인 카페로 전환할 경우 카페가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온라인 무료공간을 차지하고 개인 영리를 취하는 네티즌들의 수가 부쩍 늘어나자 인터넷 포털들은 이들과 계약을 맺고 공간을 유료로 대여하기 시작하고 있다. 다음은 지난해 7월부터 월정액을 지불하면 카페 내에서의 상업활동이 허가되는 ‘비즈카페’와 기업을 위한 ‘브랜드 카페’를 운영하고 있으며, 싸이월드는 대형 업체들에게 ‘브랜드 미니홈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자료출처 ; 조선일보 7월 29일자